자동차/내차 사용기

2월 14일

Ore_hand 2021. 2. 20. 13:50

연휴 마지막 날 계속 집에만 머물기가 뭐해서 주변 어딘가로 간단히 외출을 나갔다가 편의점을 들러서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이 날은 왠지 네비의 길을 자꾸 놓치는 바람에 몇 번을 돌다가 한 교차로에 도달했고 유턴을 하는 도중에 문제가 발생했다. 사실 이렇게 찜찜한 일이 계속 연속되자 긴장감이 느껴졌지만 살짝 방심하는 통에 사고가 일어났다.

 

향시 유턴 장소라는 것을 확인하고 잠시 차량이 안 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유턴하는 순간 횡단보도를 넘어오는 오토바이를 보고 정지를 했는데 오토바이는 그대로 넘어졌다.

 

넘어지며 바퀴가 범퍼에 닿인 것 같은 충격이 느껴진 것 같았다

 

일단은 내려서 오토바이를 옆의 오토바이 운전자가 정리하는 것을 살짝 보조한 후 유턴한 뒤 갓길에 차를 대고 보험사를 바로 불렀다. 넘어진 오토바이 기사도 넘어진 후 바로 걸어서 갓길로 이동해서 보도블록에 걸터앉아 있었고, 보험사 번호를 못 찾기에 번호를 대신 찾아서 불러주고 기다리니 거의 비슷한 시간에 양측 보험사 직원들이 도착했다.

 

- 처음에 보험사를 부르기위해 연락을 했는데 당황한 나머지 아무것이나 눌렀더니 사고 접수가 아니라 견인 접수가 되었다. 게다가 차에 블루투스로 연결되어있는 탓에 통화음도 안 들리고... 당황한 나머지 허둥지둥했다. 견인 접수로 지정된 담당자가 자기가 가겠다며 접수처리만 정정해달라고만 해서 그렇게 했다.

 

도착하자마자 상황을 묻고 답하니 대뜸 "신호위반이네."라고 단정지어서 말을 해버리는 것이다. 그것도 상대편도 아닌 내 쪽 담당의 입에서 말이다. 그래서 서류를 작성하고 조금 지났을 때 다시 조용히 물어봤다. 향시 유턴 구간인데 과실이 많이 부과가 되는 것이냐며 말이다. 그랬더니 좌회전 신호가 떠야 유턴을 하는 것이고 지금은 빨간불이니 명백한 과실이라고 못을 박아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사고요율은 얼마 되지 않으니 너무 걱정 마시라고 한다.

 

자랑은 아니지만 매번 사고 접수를 하고 만났던 이제까지의 담당들과는 태도부터가 달랐다. 아무리 헛말이라도 자기 고객을 챙기려고 하던 그 말들은 한마디도 없었다. 약간은 있는지는 몰라도.

 

상대편의 담당이 오히려 자기 고객을 챙기는 모양새나 우리 쪽 담당에게 다가와서 이것저것 확인해가는 모습은 더 노련해 보이기까지 했다. 당연히 상대도 우리 쪽에서 신호위반이라고 하니 일사천리로 기록해 나갔다.

그리고 마무리.

 

- 보험사를 기다리던 동안에 오토바이 운전자가 전화를 해서였는지 가족들이 차를 타고 왔다. 아, 그 전에 바로 옆 마트에서 간간한 연고와 반창고를 사서 운전자에게 발라주기도 했다. 보호장구는 갖추고 있었지만 타박상은 좀 있어서였다.

우리 측 보험사 직원과 나는 차에 찍힌 블랙박스 영상을 봤고, 상대편 가족 중에 한 명도 같이 그 영상을 지켜보았다. 이 때도 제대로 보지 않고 나의 신호위반을 못 박는 담당자

 

어찌 됐든 차대 오토바이였기에 과실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게 볼 일을 다 마치고 돌아왔고, 블랙박스 영상을 데스크톱에 옮기며 다시 한번 확인을 해보니 미심쩍음은 더 쌓여만 갔다. 오히려 상대의 신호위반이 명백한 부분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더 애매했다.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서 나의 과실이 클 수도 있겠다 싶은 부분이었다.

 

 

이 운전자도 횡단보도를 건넌 직후에 나의 존재를 인식한 듯 움찔하는 장면이 보인다.

- 사실 이렇게 잘라서 보니 잘 안보이는 것 같다.

 

 

 

이렇게 마무리를 하고 큰 대로에 합류하는데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차를 타고 떠났던 운전자와 배우자가 걸어서 어딘가로 가는 것이다.

물어봤더니 병원을 찾으러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음...

 

어쨌든 찜찜한 마음을 앉고 집에 왔다. 접수하며 보니 나이도 꽤나 있는 운전자였다. 내 아버지보다 한 해 더 위의 분.

사실 대물보상만 아니라면 병원비 정도는 나가도 상관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게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2월 15일(월)

오전에 보상담당에게서 연락이 왔다. 사고 경위를 물었고, 설명을 한 뒤에 담당이 상시 유턴 지역에서 유턴을 하였냐고 물었다. 그래서 그렇게 말을 했고 현장 담당이 했던 이야기도 약간 했더니 뭔가 이상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다음에는 바로 나에게 영상을 갖고 있느냐고 물어보았고 때마침 옮겨놓았던 영상을 보내주었다.

 

- 처음에는 링크를 통해서 안내를 해줬는데 영상이 100MB를 넘어서 다시 연락해서 담당자의 메신져로 보내주었다.

 

그리고 오후 5시가 넘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연락을 받았다.

상대의 과실이 명백해서 상대보험 담당과 연락을 이미 했고, 상대 쪽 접수를 모두 취소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소식을 듣고 참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다친 운전자가 생각이 나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집에 돌아와 보험사 사이트에 접속해서 확인해보니 대인접수는 여전히 미정으로 남아있었다.

과실과 별개로 뭔가가 있는건가 싶은 생각에 다음 날까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2월 16일(화)

대인의 미정이라는 글이 좀 신경이 쓰여 기다려보다가 다시 접속해보니 어플상에서 있었던 보상 진행 알림이 없어져 있다. 그리고 찾기가 좀 그래서 데스크톱으로 접속을 해보니 종결이라고 바뀌어 있었다.

 

이렇게 이틀을 걱정을 하기도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도 남아있었지만 여전히 다행과 걱정이 같이 맴도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년에 한번은 꼭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 나에게 또 다가온 이벤트를 보며 계속 긴장은 해야겠다는 생각도 다시 다짐하는 기회가 된 것 같다.

 

- 꼭 큰 사고는 안나지만 접촉사고는 1년에 한 번은 생겼다. 20년에도 4월 즈음에 발생했는데 상대가 보상을 청구하지 않아서 종결된 일도 있었고, 이번 사고가 등록이 되면 다시 그 자리를 채우니 내년 22년 갱신에서도 할인 혜택을 못 받는 셈이 될 뻔했다.

 

무엇보다 이번 일은 여태 겪은 일과는 또 다른 케이스로써. 교통 법규를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관련 규정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은 한다. 결론적으로 내 판단이 맞기는 했지만 그래도 조금 더 주위를 살피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것 말이다.

 

- 사실 조금만 기다렸더라면 나와 오토바이와의 관계는 아무 사이도 아닐 것이다. 나는 그냥 저런 나쁜 사람들! 하고 끝났을 일이었을 것이다.

 

 

요즘 오토바이들이 엄청 많이 다니고 엄청 위험하게 다니는 것은 많이 봤다.

솔직히 본인들은 생업이 걸린 일이라고 하겠지만 이런 일을 직접 당해보면 아마 스스로의 일에 대해서 얼마나 위험하게 일을 하는지 생각했으면 좋겠다.

 

결국에는 나의 경우는 아무 피해가 없었지만 상대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억울한 상황을 모두 뒤집어쓰게 된 꼴이다.

신호위반이라는 것 때문에 하소연할 수도 없는 일이 된 것이다.

 

그리고 사고 당시 주변의 동료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게다가 운전자의 가족까지 그리고 버스정류장의 사람들과 버스의 사람들.

생각해보면 차대 오토바이인 데다 차량 운전자는 멀쩡하고 오토바이 운전자는 바닥에 주저앉아있었으니 얼마나 나에 대한 탓들을 했을까

 

설사 그런다고 해도 당황하지 않고 그 상황에서 보험사의 도움을 받고 마무리가 될 때까지 떠나지 말아야 하고 상황을 잘 이겨내야 된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야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가 오는 날 특히 많이 오지 않는 날의 노면은 매우 미끄럽다.

 

이번 사고의 문제는 신호위반에 전방주시태만과 잘못된 두 만남의 합작품이다.

 

어쨌든 이 사고를 경험을 하며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많이 깨닫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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