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ㄱ/잡담

일머리가 생기는 방법

Ore_hand 2023. 4. 1. 22:00

다른 거 없다.

그냥 현장에서 욕을 많이 먹으면 된다

 

더 좋은 방법은 자기 체력이 담당, 책임자보다 월등하면 원하기도 전에 준비된 자세를 갖출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이곳에 오래 머물렀던 베테랑이다

아무리 체력이 좋아도 그들만큼 능숙하기도 어렵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조건도 안된다

 

초보자들이 두 번 세 번 거쳐서 하는 일을 그들은 그 반에서 3분의 1까지 업무량을 늘려 단번에 처리하고 숨 돌릴 틈까지 확보한다

솔직히 그들의 일 능률을 따라잡으려면 어지간한 체력과 근성이 없다면 쉽지 않다

 

3개월간 현장을 따라다니며 느낀 점이다

사실 현장을 배우려고 다닌 것은 아니지만 '설비업'을 하는 곳이었기에 마지못하고 따라다녔다

 

현장을 다니며 느낀 것이 그거다

체력도 안되고 현장 자체의 경험이 없던 나에게는 거의 극기훈련장에 가까운 곳이었다

원래라면 A/S기사만을 보고 왔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기대감도 대비할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비수기가 분명히 존재하는 업종이기에 비수기에 생활하기 위해서는 각종 공사들을 맡아서 해야만 하는 계절성 특성을 가진 곳이었다

 

다들 그러하듯 본업에 부업을 배합시켜 놓는 방식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공사를 하던가 아니면 장비를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졌거나 또는 여름철 필수 장비인 에어컨 관련 일을 같이 하는 경우가 기본적으로 많았다

 

나는 이들을 따라 할 생각이 없었다

따라할 수 있지도 않고

그래서 속으로는 엉뚱한 상상을 실현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었기 때문에 더 일에 집중이 안되었던 감도 있다

 

4월이 된 오늘부터 이제는 백수다

3개월을 따라다니다 보니 현장 경기가 급속도로 침체되어 가며 일도 없고 일에 대한 능률도 없던 내가 아무리 친척이라고 해도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한동안 쉬면서 원래 해보고 싶었던 일들이나 친척이 요구한 일을 무게 질 해가며 앞으로의 방향을 생각해 봐야겠다

 


 

현장이라는 곳이 재밌는 구석도 있다

험상궂게 생긴 사람들이 유머감각이 엄청났다

욕은 내 친척에게 들었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나를 직접적으로는 질타하지 않았다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봤는데

일 자체가 힘들고 현장에서 짜증이 많아지면 일도 제대로 안될뿐더러 일의 능률도 떨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일손이 그 자리에 하나라도 더 있는 편이 낫고 고사리 손이라도 하나보다는 둘이 나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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