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피] 계급사회의 무서움

 

 

디피 2가 유행하는 지금 한편으로는 시즌 1 때보다 더 씁쓸한 감정이 느껴진다

군대라는 조직이 계급으로 시작해 계급에 갇혀 썩어들어가는 모습

 

물론 일반적인 사회라고 다를까

아니다

하지만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에 비하면 조금은 나을 수는 있다

 

회사를 떠나거나 다른 취미를 가지거나

문제의 사람을 피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2년을 그 어떤 방법으로도 피하기 힘든 것이 군대다

 

시즌 1에 비해 더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아쉽다는 반응이 있는 디피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현실적으로 가버리면 지금 현재에도 입영을 기다리는 청년들

그리고 그 지옥같은 환경에서 복무 중인 사람들에게는 위로가 되지는 않을 거다

 

허기영이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안준호가 아니다

강인한 체력을 가지지도 않았고, 적당한 체력을 가진 일반인이었기에.

그리고 운동을 했던 사람들도 아닐지도 모른다

 

병장이 되면

군대가 아주 만만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생활에 젖어들면 안 된다

어차피 그 생활이 영원하지 않다

 

그렇게 병장의 마음으로 제대하는 순간

황장수와 같은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어차피 군대를 나오는 순간

모든 게 리셋이다

 

어차피 20대의 첫 사회생활과도 같은 군대.

학교시절에도 그런 계급사회가 있긴 했지만 군대만큼 본격적인 곳은 드물 거다

 

군필자를 뽑는 이유

그건 이등병부터 상병까지의 생활을 해봤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군필자들은 항상 병장의 마인드에서 군생활을 마무리하기에 그 낯선 괴리감은 어쩌면 박탈감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어쩌면 사회에서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올라설 수 있는 곳일지도 모른다

작대기 하나가 늘어날수록 나를 떠받드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상급자들도 나에게 대접해 준다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게 당연하다는 권력으로 다가올지는 모르겠지만

착각은 빨리 깨어날수록 나에게 좋을지도 모른다

 

20대에 벌써 권력을 만끽해 봤으니

그다음부터는 뭐든지 같은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움직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언제까지고 그렇게 움직이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는 기성세대와는 달라야 한다

 

달라지려면 그 고리를 끊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계급이 깡패다. 군대는 그렇다

하지만 내가 상병, 병장이 되었을 때 바꿔보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차라리

선임들이 하던 악행을 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 말 같지도 않은 '전통'을 지워버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개선의 실마리를 만드는 업적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