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에 A/S 문의로 방문한 곳의 세탁실이다
한켠에 보일러가 설치되어 있지만 접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날렵한 사람이라도 세탁기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다행히 들어갈 일로 방문한게 아니라 다행스럽지만
지금의 대부분 신축들은 이런 설비장치들보다는 한정된 거주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몸부림을 치는 분위기다
심지어는 전자제품
특히 세탁기와 건조기들의 체급은 상당히 급진적이다
요즘은 아무리 간단한 장치들이라도 전자적인 요소가 반드시 들어가게 되어있다
그 말은 다르게 말하면 고장이 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는 의미다
그리고 기계적인 장치들의 비해 빨리 고장이 나게 된다
보일러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지금은 보일러 하나에 온도조절 장치가 하나이던 시절이 아니다
방마다 온도조절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성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이런 장치들은 모두 수동이었다
한번 열어두면 열린방은 모두 따뜻하거나 아니면 한 평생 잠겨있거나
하지만 지금은 모든게 자동으로 바뀌어가는데 이런 밸브조차 이런 전자구동 장치가 설치가 된다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상당하다
이런 분배기가 설치되는 장소는 보통 주방의 아래부분의 선반 안쪽 깊숙한 곳에 위치한다
결과적으로 이 장치의 유지보수를 하기 위한 접근은 그만큼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기술의 한계 덕분에라도 유지보수가 다소 편리하는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게 이 부분이다
지금은 대부분의 기술이 구현가능하고 또한 간소화가 가능하다보니 이렇게 장치들을 억지로라도 구겨넣어서 숨겨두는 것이 가능하다
결국엔 신축부터 만 3년차까지는 무리없이 모든 것이 잘 구동이 된다
다시 말하면 초기 설치업자나 시설관리자들이 떠나는 시점까지는 잘 되다가 무상기간이 끝나는 시점부터 문제가 생기게 되는 구조다
자동차 보증기간이 왜 그렇게 되어있는지를 생각해보면 명확하다
10년 정도만 타는 자동차도 그런데 30년이나 버텨야 할 건축물이 이렇다
물론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야 한다
넓은 거주공간을 얻고 불편한 수리공간을 하나 얻는다
물론 수리는 거주자가 대부분 하지 않을거다
대부분 수리기사의 몫이고 어설픈 기사들은 고개를 저으며 돌아가겠지
그렇게 되면 비싼 사설업체를 이용하는 수 밖에는 없다
지금의 신축은 이런 곳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지금은 베란다라는 곳이 전부 막히고 협소해지는게 현실이다
뒷감당은 생각하지도 않고 이렇게 설계를 하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수리업자들을 전부 스파이더맨으로 보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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