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거대한 프로젝트를 갑작스럽게 구상했다
실패의 이유는 그것인 것 같다
물론
이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지방들의 반발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보여주는 그림이 크지 않으면
반응도 그만큼 없을 것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어려운 전략이다
어느 방향으로도 만족 시킬 수 없다면
그 의지만이라도 보여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결국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
자기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나에게 유리하지 않는 순간 등을 돌려버리는 것이다
부울경 메가시티의 가장 큰 원인은
많은 도시들과 지자체들의 복잡한 이해관계였다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주변에 경계를 두는 단체, 국가가 많을수록
생각해야 할 변수는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흡수통일을 하든 무력통일을 하든 '국경을 청소'하는 것이 인류의 역사였다
미국이 만약 중국이나 다른 대륙에 있었더라면 그만큼 커졌을까
하지만 마냥 그렇게만 생각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일인 만큼 모두가 기대하는 만큼 모두가 염려가 되긴 했을거다
저게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내 몫은 얼마나 될까
각자의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결국 이 압도적인 프로젝트의 수혜자는
정해져 있다
부산일수밖에 없다
강원도와 전라도에 메가시티를 구성해야 한다면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길 것이다
강원도는 강릉이나 속초가 되겠지만 실질적으로 강원도 지역의 도시들은 규모가 크게 차이가 없으니
변별력이 적을 것이고 전라도 지역은 목포가 부산과 비슷하지만 활성화는 내륙의 광주가 맡고 있으니 그 또한 이해관계가 복잡해진다
하지만 부산의 경우는 좀 다르다
부산은 준비된 곳이다
바다를 끼고 있고 모든 것의 시종착이 가능한 곳이다
목표가 명확하다
이 역할을 보조하는 것은 가능해도 그 온전한 기능을 가지겠다는 것은
효율성이 없는 것이다
울산이 부산을 보조하는 부분은 산업과 항만
김해와 창원도 산업에 보조할 수도 있고
항만에 보조적인 역할은 한다
하지만 고민은 있다
부산은 바다를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계속 항만물류를 포기하는 방향으로만 성장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보조적인 역할만 하던 주변의 지역에서
그 일을 주도적으로 가져가고 있다
만약 항만을 부산에서 가지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
주변에 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진 곳도 많고 의지도 많으니
그럼 경유지로써의 역할을 내세울 수도 있다
남해와 동해를 같이 가진 지역
철도도 그렇지 않을까
전라도에서 출발해 부산을 거쳐 강원도로 철도를 연결한다면
물론 단번에 가는게 아니라 환승을 해야겠지
거기다 강원도와 전라를 바로 있는 고속선도 있어야 하는 것도 맞고
직항로가 아니라 경유역할만을 할 수 있는 것으로도
큰 도움이 될수도 있다
이제는 지역들이 연대해야만 한다
그렇게 해서 점차 빠져나가는 인구를 줄이고
빠져나가더라도 근처 지역에 머무는 인구가 늘어나야하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의지 또는 마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수도권으로 떠난 인구가 지역으로 다시 돌아오거나
또는 수도권 인구가 유입될 수 있을 경쟁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너무 처음부터 큰 무리를 감수할 수는 없다
중앙의 지원은 절실하지만
중앙은 큰 숲만을 보면서 지원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특화하지 않으면 모호함으로 인해 중앙의 엉뚱한 정책에 집중해야 할지도 모른다
때로는 필요한 환기이지만
너무 잦은 환기가 지역의 열기를 식혀버릴 것이고
그 열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지역민들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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