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연이은 계획실패
사실상 예견 가능한 실패였다
명지와 정관은 부산의 확장정책을 위한 새로운 시도였다
하지만 그 시도에는 빠진 것이 있었다
바로 교통문제였다
10년전이었다면 이런 교통보다는 주거문제에 대한 기대로 인해서 크게 부각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집의 가장 큰 요소가 역세권. 즉 교통문제가 가장 1순위다
생각해보면 너무도 당연한 것이 교통 중에서 대중교통이 도시를 지탱하고 있는 역할이 가장 크다
도시가 움직이는 것은 그것이 반 이상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하지만 부산의 경우는 여전히 대중교통의 비중이 매우 부족하다
가장 큰 이유는 도시에 대한 구획계획이 시대마다 달라지고 직관적이지 못한 개발정책과 주먹구구식 행정이 이 문제는 더 키우고 있다
지금 도시계획의 대세는 직주근접이다
과거처럼 직장으로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 도시의 계획은 백프로 실패한 계획이 되는 것이다
그럼 공장도 도심에 놔야하나?
당연하다. 과거처럼 굴뚝만 높았던 공장으로 설계하는 시대도 아니기 때문이다
웃기겠지만 해외에서는 쓰레기 소각장도 도심에 배치하고 범죄자 수용소도 도심에 숨겨놓기도 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그 일에 종사하는 근로자들도 출근을 위해서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 때문이었다
지금 부산도 마찬가지다
부산의 산업단지는 대부분 부산의 맨 마지막 지역으로 밀려났고 도시가 개발될 때마다 한움큼씩 밀려나고 밀어내고 있다
녹산이 그 마지막이고 사상은 그나마 가깝지만 규모가 사실상 부산의 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준도 아닌 미미한 상태까지 떨어졌다
동부권도 마찬가지다
기장에도 변변찮은 산업단지도 없고 원전지구만 기장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부산의 해안은 관광지구로 개편하기 위해 항만시설마저 외부로 밀어내고 있다
빈자리만 생기면 아파트부터 계획을 세우고
비난이 일어나면 가뭉에 콩나듯 상가건물을 계획하다가 다시 조용해지면 아파트 허가를 낸다
위의 이미지처럼 신도시에 공실상가가 넘쳐난다는 것은 착각이다
순서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공실이 늘어난게 아니라 애초에 채워지지 않은 상가들이 더 늘어난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정관 역시 정관중앙에 위치한 상가들에 입점한 업체들은 많이 봐도 60퍼센트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도 일부 부지는 건설도 하기 전에 경매로 넘어가서 아직 빈 공터인 곳도 있다
정관신도시가 이렇게 된 이유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산으로 둘러쌓인 지역에 도시를 만들고 자급자족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었다
그렇지만 도시는 외부의 서비스와 재화를 필요로 한다
내부에서 자급자족이 가능하게 한다고 해도 필연적으로 원자재를 요구하게 되고 그게 아니라면 재공품 즉, 완제품을 위한 중간재료들은 필수다
이걸 원할하게 서비스 받기 위해서는 교통이 필수다
하지만 명지나 정관의 문제는 화물은 물론이고 출퇴근 수요까지 획일화된 도로 몇개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애초에 도시가 조성되면서부터 대중교통편이 확보가 되었더라면 적어도 이렇게 복잡한 도로가 크게 부각되었을까
물론 문제는 계속 있었을테지만 이만큼 심각하게 실망감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거다
명지 역시 이제서야 구도심과의 연결을 추진한다
이미 거품이 더 빠질대로 빠져버린 지금 시점에서 무슨 의미가 있냐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명지 인근의 새로운 신도시. 에코델타의 시제품으로 명지가 활용되었다는 점
아마 명지에 처음부터 입주한 세대의 경우는 상당한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안해주는 것보다는 낫다고 희망고문을 펼치는 사람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번 틀어지고 개발이 늦어진 곳은 끝날 때까지 같은 결과물을 받는다는 점이다
부산 뿐 아니라 이제는 신도시가 조성될 때 기존에 채워주기로 했던 인프라의 조성속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그나마 기대감이 있을 때 떠날 수 있지만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고 무관심으로 바뀌는 순간은 본전도 채우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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