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
가장 가깝고 두터운 신뢰를 보여줄 것이라 생각될 수 있지만 어쩌면 그 신뢰로 인해 너무 큰 기대를 하게 되어 관계가 틀어지기도 한다.
동양의 전통적인 문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갈등이 아닐까
그와 대조되게 한 대를 넘어서면
할아버지와 손자와의 관계는 세상 어느 것 보다도 부드러워지고 너그러워지는 풍경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모습이 사도세자를 만들어 낸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
영화 '사도'의 모습은 여태 사도세자에 대한 영상이나 이야기들에 비해 그런 부자(父子) 지간의 갈등을 더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아버지 영조의 배경을 강조했었던 드라마 '비밀의 문' 사도가 영조의 눈밖에 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더 다가가려 했던 '사도' 둘 다 같이 본다면 더 이 부자의 이야기가 좀 더 슬프게 다가온다.
영조 역시 우여곡절이 많았던 배경을 가지고 있었고 그 속에서 자신의 왕위까지 위협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더더욱이 자식에게 냉담한 아버지로 다가갈 수밖에 없었지만 그 때문에 자식과의 교감도 실패해버리고 만 매정한 아버지의 모습이 되어버렸다.
왕과 세자의 특수성으로 인한 갈등으로 벌어진 이야기로 치부할 수는 없다.
나 역시도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었고, 그 끝을 마무리 하지 못했다.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
나에게도 한없이 멀게만 느껴졌던 그 어색하고 불편했던 그 느낌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영조와 사도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한 때는 아들까지 죽여서라도 왕권을 유지하려고 했던 매정한 사람으로만 배워왔던 왕이라고 했지만
이후에 나오는 여러 영상물을 통해서 과연 한가지 이유만으로 자기의 귀한 자식의 목숨까지 뺏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담은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물론 둘의 실제 이야기는 다 소문에 의해서 만들어지거나 없어지거나 말하지 않았던 부분까지 있으니 상상 속의 이야기들이 살에 살이 입혀져서 전해지지만 사도로 인해 써졌던 많은 일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다뤄지고 있고, 그렇게 그 둘의 갈등이 쉽지 않았던 그 당시를 해석해보려는 모습으로 보여 나쁘지만은 않다.
오히려 이런저런 추측들이 합쳐져 그들의 인간적인 고뇌와 슬픈 결단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 일에 대해서 다시 한번씩 곱씹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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